Don’t want to be an Eye Raper에 관해

작년에 만들어봤던 첫 게임인 DWER을 뉴그라운즈(Newgrounds)에 올려보았다.

그냥 잘 올라가는지, 랭킹이나 메달 시스템은 잘 돌아가는지 확인이나 해보자 싶어서 올렸는데 현재까지 3일만에 2000회 이상의 플레이에 16개의 리뷰글과 PM이 들어왔다. 짧고 허술한 게임임에도 불구, 진지한 피드백을 주는 플레이어들에게 고개가 숙여진다.

보면 아시겠지만 이 게임은 ‘시선강간’이라는 조금 민감한 이슈를 소재로 하고 있다.
이런 소재를 게임으로 만든 이유는 나름대로 첨예한 이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규칙으로 만들면 좋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었다.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나는 관심가는 어떤 주제나 소재를 놀이의 대상으로 삼는 작업을 한다.
토론이나 논증, 설득이 아닌 놀이를 통해 이슈를 보는 시선에 일종의 소격효과를 부여하고자 한다.

하지만, 만들다 보면 정말 애매한것이 ‘놀이’에도 두가지 영역이 있다.

게임을 다룰때 사람들이 보통 이야기 하는 일반론적 놀이 개념,
예를 들면 로제카이와의 재미 4분류 라던지, 스키너의 강화 이론 같은 재미의 순수한 의미라고 볼수 있는 요소들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이러한 재미 감각의 순수한 영역만 추구한다면 소재나 주제를 대하는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예를 들어, 어떤 플레이어는 시선을 여자들에게 흘리는 행위 자체에 점수를 주면 위험도와 보상이 함께하기 때문에 더 재미있을것 같다고 이야기한다. 또 다른 의견으로는 선글래스 같은 아이템을 통해서 시선이 감지되지 않는 무적시간을 부여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나도 실재로 그렇게 만들면 게임으로써 더 재미있어 질것임에 자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순수한 재미만을 추구하다보면 내가 원했던 문법이 무너질 위험이 생기는데 그 문법은 다름아닌 ‘게임이 판단하지 않음’이다. 게임 자체가 이미 가치 체계를 강하게 가지고 있으면 놀이나 소격은 불가능해진다. 여유를 가질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나에게 게임만들기는 세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위한 과정이기도 하다. 뭔가 이상하거나 골치아픈 일이 있을때 글로 적어서 풀어내면 그 괴로움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기 쉬운것 처럼 글 대신에 플레이 메카닉스로 현상을 재현하는 것이 나에게는 세상의 구도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한쪽으로 쏠리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그것은 이해를 위한 방편이 아니라 편을 나누고 공격하기 위한 방편이 될것이니까. 또한, 도전과 밸런스라는 것이 난이도 조정의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게임디자인에서는 한쪽을 일방적으로 때리는 일이 재미의 요소로 쓰이기도 힘들다.

‘모든 것에 민감하고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문화에 대해 던지는 잽’
‘시선을 추행의 의미로 전이시키는 세태의 통찰’
‘우리 남자들은 이 게임을 통해 배워야 하는 점이 있다.’
‘여자들을 존중해야 한다’

플레이어들은 리뷰에서 게임에 대해 이런 생각들을 말해 주었다.
이렇게 게임의 품질이나 고득점 전략등 재미를 생산하는 기능적 조합으로써의 게임에 대한 이야기외의 내재된 의미에 대한 생각,
또한 그 생각이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쏠리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내가 원했던 두 가지 였다.
(This War of mine의 리뷰에서 감동 받았던 점이 그 두 가지 요소였다.)

시작할때는 가볍게 만들자고 생각했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한 결과물의 균형점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다.
아트스타일에서도 어느 한쪽을 풍자하는 느낌이 들지 않기위해 80년대 오락실 메타포로 액자효과를 의도했다.
그리고, 미흡하지만 한쪽으로 매도될수 없고 나름의 설득력을 가지는 정도의 캐릭터 표정을 그렸다.
너무 무거워지지 않게 하기 위해 결과화면에 덜 공격적인 여자 경찰을 배치했고,
그녀의 대사도 각각의 상황에서 사람들이 납득할만한 내용을 넣었다.

실재하는 사회적 현상을 규칙으로 만들고, 미술과 음악에선 심각하지 않게 한걸음 떨어져서 볼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 역할이었고 이런 의도로 만든 게임을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가지고 놀아 주었다는데 다시 한번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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