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 “GameDiary” 제작후기

간단한 미니게임이나 프로토타입 올리고 플레이 할 수 있는 블로그를 만들려고 한것이 시작이었다.
처음엔 한 3일 걸릴 줄 알았다. 요즘 대세라는 워드프레스로 용도에 맞는 테마 골라서 대충 만들면 간단할 줄 알았는데 그 과정은 혼돈 그 자체 였다.

그냥 글, 그림, 영상 올리는 블로그는 기본으로 제공되는 테마로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웹에서 바로 게임을 플레이 하는 경험이 너무 좋아서 그렇게 만들고 싶었고, 그 게임들이 얼마나 플레이 되는지 어떤 액션이 많이 사용되는지와 같은 로그를 보고 싶었다.

정리하자면 ‘기존의 블로그 + 게임 플레이 + 게임내 로그분석’ 이었다.
그래서, 그렇게 하기 위해선 결국 셀프호스팅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다다랐고 거기서 부터 초심자는 헤매기 시작했다. DNS 관련 설정, cPanel관련 설정, FTP관련 설정 때문에 며칠을 고생했다. 전문가 분들은 쉽겠지만 나는 그랬다.

그리고, 실재 제작에 들어가서는 편하게 때깔 내려고 X라는 유료 테마를 하나 구입했는데 거기서 부터 진짜 헬의 시작이었다. 나는 그동안 웹기술이나 개발UX가 많이 발전해서 웹저작 쪽도 옛날 DTP 하듯이 일관성 있는 WYSIWYG이 기본일 줄 알았다.

그런데 페이지를 만들다 보니 폰트, 레이아웃, 썸네일, 최근 포스트 정렬, 대표이미지 관련 설정 같은 것들이 은근히 마음대로 안되고 결국 원하는대로 하려다 보니 html, css, shortcode, php같은 것들을 다 조금씩 건드리게 되었다. 어렵지만 뒤로 물러나긴 너무 늦었고 어떻게든 욕심을 줄여서 마무리 할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그렇다고 욕심이 많았는가? 나는 위에서 밝힌 그정도 목표 밖에 없었다. 다만, 작은 변화라도 조금만 템플릿에서 벗어나면 거기서 부턴 제공해주는 도구들이 아무 쓸모가 없어지는 것이 문제의 시작. 오히려 X 테마와 워드프레스 자체에서 제공하는 기본 기능들이 초심자가 보기엔 너무 많고 복잡해서 그런 기능들을 덜어내기 위해 힘을 써야 했다.

그리고, 그런 작업을 하다 보니 게임개발에서 처럼 통일된 환경을 사용할수가 없었다.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워드프레스 자체 설정화면 / X 테마 커스터마이즈 화면 / X 테마에서 제공하는 페이지 에디터 Cornerstone / 플러그인 을 오고가야 했고 각각 하나씩 탭을 열어두다 보니까 어디서 편집한 내용이 최신인지도 헷갈렸다. 거기다 각각의 기능들 배치가 내 기준으로는 중구난방이었다.

예를 들어 폰트를 바꾸기 위해 테마 커스터마이즈의 Typography를 들어가면 모든 폰트관련 기능이 모여 있을것이라 기대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일부 폰트 설정은 페이지에디터에 숨어 있기도 하고 어떤 것은 커스터마이즈의 다른 메뉴에 숨어있기도 했다. 레이아웃 역시 어떤 부분은 테마 설정에서 조정해야 하고 어떤 부분은 페이지 설정에서 조정해야 하며, 다른 플러그인과 관련된 부분은 워드프레스 자체 설정에서 잡아주어야 하는데 이 기능들의 분류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결국 여러번 반복하면서 각 메뉴와 기능들의 위치를 암기하는수 밖에 없었다.

거기다 게시물도 페이지 / 포스트 / 포트폴리오 이렇게 세가지 종류가 있었다. 각 타입마다 사이드 뷰의 유무 등 조금씩 사양이 다른데 필요한 부분만 모아서 원하는 구성을 할수 있는 자유 따윈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건 초심자의 넋두리다. 원래 이 일을 하던 분들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하실 수 있다.

플러그인도 구현되는 기능만큼의 복잡성을 요구했다. 테마에서 요구하는 플러그인이나 워드프레스에서 기본으로 까는 플러그인, 그리고 편의상 사용하는 플러그인들은 몇개만 깔아도 설정해야할 메뉴들이 너무 많았다. 플러그인들끼리의 충돌로 예상했던 기능이 작동안되는 경우도 있었다.

엄청난 삽질을 하고 어느정도 마무리 하고 나니 그 결과는 보잘것 없었다. 옛날 만화에서 집채만한 기계를 한참 돌려서 손톱만한 크기의 음식을 만드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런 느낌이었다. 게임 만들 시간에 이런 짓을 하고 있었으니… 많이 아깝기는 하다. 그래도 고생한 덕분에 워드프레스의 맛을 조금은 봤으니 위안을 삼아야 하나?

그런데, 왜 웹은 아직도 이렇게 저작환경이 깔끔하지 않은 걸까? 다양한 플랫폼에 자동으로 최적화 시켜주는 반응성 웹으로 만들다 보니 어려워진 점도 있을 것같다고 짐작만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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