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템이 드라마를 만든다.

아래 글은 마스다쇼지의 단행본 ‘게임디자인 腦’의 일부를 번역 편집한 내용입니다.
그가 만든 게임중 ‘나의 시체를 넘어서 가라’를 예로 들어 게임에 적합한 스토리텔링 방식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략)
이전 장에서는 먼저 ‘세대교체’라는 테마에 맞는 시스템요소를 살펴본 후, 그 중에서 ‘단명의 저주에 걸린 일족이 그 원수를 벌한다’는 설정에 맞는 요소를 골라내는 과정을 설명 했다. 그럼 이 설정에는 어떤 드라마가 잠재되어 있는가?

예를들어, 성장한 아이가 부모의 힘이나 기억을 이어나가는 순간을 본다…라는 경험은 깊은 감회를 불러 일으킬것 같지 않은가?

나는 2년 정도 전에 고등학생이 된 장남에게 팔씨름으로 지는 일을 겪었다. 어떤 면으로는 쓰라리지만 다른 면으로는 기쁘기도 한 복잡한 기분을 맛본 것이다. 아마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도 장남에게 있어서도 절대 잊혀지지 않을 하나의 사건이라고 할만했다.

아들이 아버지의 힘을 넘어선다는 것은 수치로도 표현된다. 나와 장남을 예로 들면 장남의 키가 나를 넘어선 것이 중2 무렵이었다. 하지만, 아까 말했던 팔씨름의 경우와 비교한다면 그다지 큰 충격은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중학교 입학 할 무렵에는 ‘내년 쯤이면 이녀석이 나보다 커지겠네’라고 예상한 적도 있었고 넘어서는 시점이 순간적으로 온것도 아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에 비하면 팔씨름의 경우는 ‘설마 이런 날이 올까?’라며 마음의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확실한 당돌함이 있다. 물론 아들의 팔힘이 갑자기 세진 것은 아니다. 성장은 서서히 일어났을 것이다. 하지만, 팔씨름의 승부라는 것 처럼 명확히 가려지는 순간으로 느껴졌기에 충격인 것이다.

게임에서도 아들이 아버지의 힘을 넘어서는 드라마는 그러한 변화를 느끼는 명확한 ‘순간’이 있기 때문에 충격적인 사건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선택한 드라마는 “아버지의 원수를 아들이 갚는다’였다.

하지만 이것을 평범한 시나리오로 써서 설명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수법은 영화나 소설쪽이 적당하다. 거기다 이 게임의 제작하고 있던 당시의 나는 ‘시스템으로 시나리오를 능가하는 드라마를 생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명제에 도전하고 있었다. 그 목표를 위해 내가 실재로 한 일은 아버지의 원수를 아들이 갚는 상황이 게임안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시스템과 밸런스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아버지의 원수를 아이들이 갚는다고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먼저 도저히 넘어 설 수 없을 만큼 아버지의 전력을 상회하는 적이 있어야 하며, 그 적의 전력보다 성장한 아들의 전력이 더 강해지는 상태가 시간차로 발생하면 된다. 이러한 상태가 발생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아래의 시스템과 밸런스 그래프를 보시라.
A는 적이 있는 미궁의 입구에서 안쪽으로 들어가며 만나게 되는 적의 힘을 분포한 개념도이다.
검은색과 빨간색 어느쪽이라도 입구쪽 적의 힘은 1, 안쪽은 10이지만, 플레이어가 적들의 힘을 오해하여 무모하게 전진하다 전투에 실수하고 패배하기 쉬운 것은 빨간 쪽이다.

B는 일족의 전투력이 세대를 거쳐 어떻게 상승되어가는가의 개념도이다.
검은색과 빨간색 어느쪽에서 세대교체시 극적으로 전투력이 오르는 순간이 오는가하면 역시 빨간 색이다.

그리고 신들로 부터 부여받은 유전데이터의 우열과 신들의 계급에 대해 어떻게 분포되고 있는가의 개념도가 C이고 다음이 게임의 진행에 의해 가게의 메뉴에 추가되는 무기등 장비의 성능 개념도이다. 세로 숫자가 클 수록 장비의 성능이 높아지고 가로 오른쪽으로 갈 수록 게임의 진행도가 올라간다.

간단히 말해 적도 아군도 전투력이 계단식으로 상승하고 있다.

이런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플레이 방식에 따라 언제 일어날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게임중의 어딘가에서 몇번이고 전투력의 상승이 정체 되거나 역으로 급상승하는 시기가 나타난다. 힘의 상승이 정체되는 시기에는 일족의 캐릭터는 전투에 패배하기 쉽고, 급상승하는 시기에는 빠칭고의 피버타임같은 쾌속진격이 가능하다. 그 결과로써 “아버지의 원수를 아들이 갚는다” 라는 목적한 상황이 나타날 확률도 매우 높아진다. (다시말해 열 명중 한 명 정도가 겪을 정도의 우연도 20시간 동안 플레이 하면 한번도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1% 백명중 99명이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거기에 더해 당연한 말이지만 적과 아버지도 서로 싸우지 않으면 원수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수로 만들고 싶은 적은 필드에 배회 시키기 보다 반드시 지나쳐야 하는 장소에 고정시킨다. 또, 그 적들은 알아보기 쉽도록 고유의 모습과 이름을 부여하여야 한다.

요약 하자면,

게임이라고 하는 미디어는 말하고자 하는 테마를 시나리오로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시스템이나 밸런스의 콘트롤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전달 하는 것이다. 이런 점이 게임이 다른 엔터테인먼트 매체보다 더 우위에 서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방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게임은 의외일 정도로 적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쉽다.

– 마스다쇼지 ‘게임디자인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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