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 세일과 게임 쇼핑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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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상점 화면. 2018년 6월 22일 캡처.

시드마이어*의 말처럼 게임이 흥미로운 선택의 연속이라면 쇼핑 역시 게임처럼 재미있을 수 있다. 거기다 게임 쇼핑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오늘은 스팀 여름 세일이 시작되는 날이다. 이제 나는 미리 설정한 예산 3만원을 가지고 흥미롭고도 고통스러운 선택의 연속을 즐기려 한다. 정해진 예산을 가지고, 셀수 없이 많은 게임들 중에서 내 라이브러리로 들일 게임을 고르는 일은 어찌 보면 고통일수 있지만 적어도 내가 스스로 택한 도전이다. 이러한 목적을 이루려면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그 기준으로 행한 지난 결과를 검토하며 만족도를 체크하는 등의 반복적 과정이 필요하다. 그런 와중에 나는 스스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끄러운 부분을 발견하고 씁슬해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아재처럼 게임에서도 뭔가 의미나 감동 같은 얻을 거리를 찾는다든지, 반드시 해봐야할 게임이라는 의무감에 샀는데 너무 개념이 어렵고 고생스러워 현실적으론 몇 번 켜보지도 않았다던지 같은 경험들이다.

내가 게임을 고르는 기준을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면 이런 것이다. 외국어 공부에 도움이 될 것(농담이 아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게임과 관련성이 있을 것. 취향도 아니고 가고자 하는 방향도 아니지만 시야를 넓혀주는 게임일 것. 미학적인 성취가 있을 것.

모호한가? 더 모호한 조건들이 있다. 이런 게임은 사지 않는다는 특정 조건이다. 의미없는 레벨업 그라인딩 게임. PVP를 반복시켜 의상, 악세서리, 칭호들을 리워드라고 공급하는 게임. 8비트 감성이라고 옛날 게임 추억팔이 하는 유사 옛 게임 이다. 웃기는건 게임을 구입할 때는 뇌가 멀쩡해서 논리적 고민을 한 후에 바람직한 게임, 소위 말해 지적인 게임, 내가 말한 조건에 맞는 게임을 사지만 실재로 플레이 할 때는 일과가 끝나고 이미 지쳐 있는 상태인 만큼 골치아픈 게임 보다 내가 사면 안된다고 생각한 그런 게임들을 찾아서 플레이 하게 된다는 점이다. 맥주한잔 걸치고 전두엽을 마비시킨 후에 의미 없는 PVP 레벨업을 하거나, 싸구려 추억팔이 게임들을 굳이 찾아서 하며 시간을 보낸다. 아마, 영화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있었던 것 같다. 예술적 가치가 있다고 칭찬하던 영화와 시간이 나서 아무 생각 없이 고른 영화가 일치 하지 않는 것 처럼.

그때나 지금이나 생각과 행동의 일관성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은 듯하다.

 

*시드마이어 :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든 중독성 강한 전략 게임인 ‘문명’시리즈의 게임 디자이너. 그 외에도 ‘알파센타우리’, ‘파이러츠!’, ‘레일로드’등 수많은 히트 전략게임들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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