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둠데어 실패담

일요일 오후. Ludumdare 41 행사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고 뒤늦은 시간에 한번 참여해보기로 생각했다.
결론 부터 말하자면 결국 완성을 못했는데 거기까지 가는데 이런 과정을 겪었다는 점을 적어둔다.

주제는 ‘어울리지 않는 2개의 쟝르를 합치다.’ 였다.
나는 만들기 쉬운 플랫포머와 RTS를 결합해서 적들을 피해 맵을 뛰어다니며 자원을 모은후, 공장으로 가져가 그걸로 무기를 만들어 싸우는 흐름을 생각했다. 플랫포머 액션에 약간의 전략성을 겸비하면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 였다.

이전에 겪은 경험이 있어 무조건 만들기 보다 재미요소와 구현사항에 대해 키워드를 적고 가능한 범위의 작업리스트를 정리했다. 그리고, 더 이상 문서로만 진행하기 어려운 단계가 된듯하여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다.
패턴으로 움직이는 적을 피해 플랫포머 이동 메커니즘을 만들고 자원을 모아서 공장으로 가져가면 공장에서 일정 시간 경과후 아이템이 나오는 흐름까지 금방 만들어서 테스트를 해보았다.

그리고는, 내가 제대로 하는 것이 맞는지 걱정되어 작년의 루둠데어 게임들 영상을 보았다.
영상에서 나온 게임들은 확실히 뭔가 달랐다. 가장 먼저 느낀 부분은 작은 게임이지만 플레이의 단계가 확실히 보였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용자가 스테이지의 흐름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메커니즘을 알게 되고 그 지식을 활용해보고자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잘짜여진 사용자 경험의 흐름이 있었다.

내가 만든 게임은 너무 불친절하고 흐름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은 터라 거기서 더럭 겁이 났다.
그래서 몬스터를 피해다니며 자원을 모으고 그 자원으로 아이템이나 무기를 만들어 내는 과정을 레벨로 디자인 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몬스터의 추가 유형에 대한 필요성과 그런 유형과 아이템의 특성을 이용한 간단한 퍼즐도 생겨났다. 이전 까지는 그냥 되는 대로 만들어서 마무리하는 편이라서 이렇게 메터니즘을 소개하고 프로그레스를 표현하는 레벨디자인 작업은 생소하지만 재미있었다.

그리고, 어느정도 메커니즘 설명을 다 할 정도의 레벨을 만들고 나니 레벨은 거의 10개 정도가 되었다.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뒤늦은 의문이 생긴 것이다.

“돈과 자원을 모아서 아이템 제작하는 것을 RTS의 핵심요소라고 부를수 있나? RTS의 본질은 이런게 아닌것 같은데?”

작업과정에서 이런 질문이 생겼을 때 두 가지 진행 방향이 있다.
1. RTS가 뭐든 상관 없다. 만들던 대로 만든다.
2. RTS의 요소에서 모범답안을 찾아 가능한 범위까지 게임을 수정한다.
3.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고민을 시작한다.

누군가 다른 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나는 당연히 1번을 택하라고 할것이다.
당돌한 짓 하자고 만들어 놓은 자리에서 뭔 고민을 그리 하느냐고.
하지만, 시간은 늦은 밤. 주위에 1번이라고 말해줄 사람없이 혼자 였던 그 시간에 나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처음 부터 다시 하는 과정을 택한것이다. 메커니즘을 바꾸고 레벨을 다시 만들고… 그리고, 완성을 하지 못했다.

실수는 반복하지 말하야 하므로, 나는 게임잼이든 루둠데어든 다시는 혼자서 동떨어져서 하지 않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라도 3번을 택하라는 사람을 없을 테니까.
못만드는건 어쩔수 없어도, 완성은 하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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